망치학 개론/허정진“탕! 탕! 탕!” 망치 소리다. 심장이 덜컹덜컹 울려온다. 광야의 천둥소리도, 전장의 총탄 소리도, 굿판의 꽹과리 소리도 아니다. 둔탁하면서도 옹골진 타격감이 허공을 가로질러 손바닥에 고스란히 전해온다. 두 번 세 번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어느덧 낯섦의 거부감은 사라지고 저 멀리 생(生)의 울림처럼 다가온다. 그 누군가의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가 뱉어내는 삶의 소리가 틀림없다. 고목 둥치를 붙잡고 홀로 씨름하는 딱따구리처럼 망치가 저 혼자 우는 소릿결이다. 저 소리를 따라가면 세상 누구도 삶의 길을 잃지 않을 것 같다. 그 소리는 묵직하고 단단하다. 철성(鐵聲)이다. 아무렴 망치가 못보다 약하거나 물러서는 안 될 일이다. 짧고 단순해서 오히려 경쾌하고 명쾌하다. 해토머리 얼음장에 쩡쩡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