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라는 말(나희덕)
잊혀진 것들은 모두 여가 되었다
망각의 물결 속으로 잠겼다
스르르 다시 드러나는 바위, 사람들은
그것을 섬이라고도 할 수 없어 여, 라 불렀다
울여, 새여, 대천어멈여, 시린여, 검은여.....
이 이름들에는 여를 오래 휘돌며 지나간
파도의 울음 같은 게 스며있다
물에 영영 잠겨버렸을지도 모를 기억을
햇빛에 널어 말리는 동안
사람들은 그 얼굴에 이름을 붙여주려 하지만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바위,
썰물 때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그 바위를 향해서도 여, 라 불렀을 것이다
그러니 여가 드러난 것은
썰물 때가 되어서만은 아니다
며칠 전부터 물에 잠긴 여 주변을 낮게 맴돌며
날개를 퍼덕이던 새들 때문이다
그 젖은 날개에서 여,라는 소리가 들렸다
망각의 물결 속으로 잠겼다
스르르 다시 드러나는 바위, 사람들은
그것을 섬이라고도 할 수 없어 여, 라 불렀다
울여, 새여, 대천어멈여, 시린여, 검은여.....
이 이름들에는 여를 오래 휘돌며 지나간
파도의 울음 같은 게 스며있다
물에 영영 잠겨버렸을지도 모를 기억을
햇빛에 널어 말리는 동안
사람들은 그 얼굴에 이름을 붙여주려 하지만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바위,
썰물 때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그 바위를 향해서도 여, 라 불렀을 것이다
그러니 여가 드러난 것은
썰물 때가 되어서만은 아니다
며칠 전부터 물에 잠긴 여 주변을 낮게 맴돌며
날개를 퍼덕이던 새들 때문이다
그 젖은 날개에서 여,라는 소리가 들렸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굴참나무를 읽다/김현희 (0) | 2023.02.16 |
---|---|
어머니 (이시영) (0) | 2023.02.15 |
너와집 한 채/김명인 (0) | 2023.02.15 |
겨울 나무에게로 / 황지우 (0) | 2023.02.12 |
대통밥/이정 (0) | 2023.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