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공간의 현실과 다른 상상력들/ 박노식, 박인하/ 시와문화 2024년 여름 70호 사유 공간의 현실과 다른 상상력들박노식 시집 《가슴이 먼저 울어버릴 때》, 박인하 《내가 버린 애인은 울고 있을까》중심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 누군가의 여린 허리를 지그시 밟고 오던가 그도 아니면 아예 온몸으로 맞서 스스로 쟁취하듯 모습을 드러낸다. 계절로 구분되는 이 세상의 만물은 그렇게 생동과 소멸을 반복하며 이르고자 한 형상만큼을 기어이 실행한다. 거기에는 누가 뭐라 해도 본질 속에 숨어있는 실행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절대적 불변의 순리인 것이다. 그것을 한 줌의 의식으로 막아서려는 인간의 오만이 간혹 그 실행력을 늦추거나 훼손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코 그것의 지속적인 실현 의지를 멸실할 수는 없다. 우리가 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