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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이론

수필의 효과적인 표현에 대하여

에세이향기 2025. 7. 4. 09:45

 

수필의 효과적인 표현에 대하여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읽는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하려고 한다. 그래야 독자가 작자와 한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전달하려는 생각이나 느낌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나타내야 한다. 둘째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미 다른 사람들이 나타낸 것과 똑같이 한다면 별반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없을 뿐 아니라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하여 곧 잊혀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개성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조 자료를 이용하면 독자에게 이해를 주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1. 정확한 표현


(1) 정확한 표현


앞서 말했듯이 정확한 표현이란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과 느낌을 독자에게 가장 뚜렷이 작자의 생각과 느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① 같은 단어의 중복을 피한다.


중요한 이야기라도 중복하여 들으면 짜증이 나듯이 같은 내용의 문장이나 단어가 반복되면 지루하여 읽기가 싫어진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글을 그럴 듯하게 쓰려는 마음이 넘쳐서 그렇기도 하려니와 때로는 표현력이 부족하여 그리 되기도 한다. 어쨌거나 그러한 글은 장황하여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없게 된다.
(예) ㉠ 우리 집에 있는 것은 나의 손때가 묻은 것이다.
㉡ 김 사장에 대한 사원의 인기도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그의 경영 능력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 요즘 나오는 장난감 대부분은 남녀 아이들 모두가 공용으로 사용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위의 예문 ㉠과 ㉡에는 같은 말이 중복되어 있고(-친 부분), ㉢에서도 ‘남녀 아이들과’ ‘모두’는 같은 내용이다. 아이는 ‘남녀’이외에는 없으니까. 그리고 ‘공용’의 ‘용(用)’은 ‘사용’과 겹치는 말이다.

② 상투적인 표현을 피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 표현은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없으므로 효과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
‘앵두 같은 입술, 보름달 같은 얼굴, 외씨버선 같은 눈썹’ 등등은 신선미가 없다. ‘냇물에 비친 산이 그림처럼 아름답다’는 것도 오래 전부터 산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온 말이다. 이것을 ‘냇물에 비친 산의 모습은 물 속의 바위와 어울려 속삭이는 듯 하다.’로 바꾸어 나타내면 어떨까.
(예) ㉠ 언제부턴가 노래방이 우후죽순처럼 전국에 들어섰다.
㉡ 금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청주 선수가 연말에 신인상을 받았다.
㉢ 어른스러워지는 것을 너무 서두르다가 황금처럼 소중하고 꽃처럼 아름다운 학생 시절을 잃어버린다면 두고두고 뼈저린 후회를 할 것이다.
  적절한(새롭고, 인상적이고, 효과적인) 표현을 할 수 없을 바에는 위의 -친 것과 같은 상투적인 표현은 차라리 쓰지 않는 것이 낫다.






③가장 적절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선택한다.
한 단어에 여러 뜻을 가진 경우도 있고, 같은 뜻을 서로 다른 단어로 나타낼 수도 있다. 이를테면 ‘때문’이란 뜻에는 ‘덕(덕분)’과 ‘탓’이란 뜻이 있다. 긍정적인 의미라면 ‘덕’을, 부정적인 의미라면 ‘탓’을 써야한다. 그러니까 당신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으면 ‘당신 덕에’라고 해야 한다. 여기에 뚱뚱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를 나타낼 때, ‘풍채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 긍정적인 표현이요, ‘비대한 사람’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표현이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하는 것은 글의 내용에 따라야 할 것이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엔 그에 맞는 단 하나의 표현(단어)이 있을 뿐이다. 이를 일물 일어(一物一語)의 법칙이라 한다.






(2) 명료한 문장


명료하다는 것은 애매하지 않다는 뜻이다. 의미가 애매하지 않고 명료하려면, 첫째, 추상적인 표현을 피해야 하고, 둘째, 표현에 군더더기가 없어야 하고, 셋째, 문장 구조가 적절해야 한다. 그리고 넷째, 수식 관계가 분명해야 한다.






①추상적인 표현을 피한다.


시(詩)의 경우엔 언어의 애매성을 이용하여 의미의 풍부성을 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산문, 특히 수필에서는 작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과 느낌에 맞게 독자가 이해하여야 하기 때문에 명료하게 표현해야 한다. 그러려면 추상적인 표현은 피하고 구체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예를 들어 ‘오늘은 날씨가 덥다.’고 하면 어느 정도 더운지를 알 수 없으므로 ‘오늘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날 정도로 덥다.’로 해야 더운 정도를 알 수 있다. 또 ‘금강산은 명산이다.’고 하면 추상적인 표현이므로 금상산에 가보지 못한 독자는 이해할 수 없으므로 구체적으로 명산임을 묘사하고 설명해야 한다. 그러면 비로소 독자는 금강산이 명상임을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일반화 되지 않은 상징은 독자가 작자의 진의를 알 수 없으므로 쓰지 않아야 한다. 일례로 ‘바다와 같은 내 마음’이라고 하면 내 마음이 넓다는 뜻인지, 아니면 평온하다는 뜻인지를 알 수 없다. 수필에서는 독자가 작자의 진의를 추측으로 짐작케 해서는 안 된다.






②군더더기를 피한다.
군더더기란 내용 이해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말, 쓸데없이 중복되는 말, 뻔한 말, 없느니만 못한 말 등등이다.
일례로, 어제 남대문 시장에 가서 사온 손목시계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다고 하자. 그러면 '손목시계‘가 제재가 될 테고, 손목시계에 관계된 소재로 글을 엮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시장에 가다가 우연히 만난 중학교 동창생에 대한 이야기며 학창시절의 추억담을 장황히 늘어놓았다면 그런 이야기는 이 글에서는 분명 군더더기이므로 삭제해야 한다. 내용상에서 뿐만 아니라 어휘에서도 군더더기를 볼 수 있다. ’거의 대부분, 세월동안, 해변가, 장례 예식장, 하루 온 종일,‘ 등속이 모두 겹친 말로 군더더기 말이다. 어구로 겹친 말을 보면, ’할 수 있는 가능성, 떨어진 낙엽, 따뜻한 온정‘등이 그러한 예다. 풀이말을 겹친 경우도 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입추의 여지없이 많은, 반드시 갖추어야할 필수적인 조건,‘ 복수 뒤에 복수 접미사를 덧붙인 경우, ’우리들-우리, 가족들-가족, 국민들-국민, 족속들-족속, 무리들-무리‘ 그밖에도 번역 투 문장에서 다음과 같은 것(-친 부분)은 군더더기 이다. ’동쪽을 향해 걸어간다.‘ (동쪽으로 -), 이러한 상황 아래에서(상황에서), 빠른 기간 안에 처리하겠습니다.(빨리-)






③ 문장의 구조가 적절해야 한다
문장의 구조가 적절하지 못하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짧은 문장에서도 문장구조가 맞아야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긴 문장에서는 각별히 유념해야한다.
(예) ㉠ 나는 지금 그가 보고 싶은데, 내가 몹시 사랑하는 사람이다.
㉡ 오죽 답답하면 그런 말까지 했을지도 모른다.
㉢ 현대 문명이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도구화 되었다.


예문 ㉠의 ‘사람이다.’의 주어가 없으므로 주술 관계에 어긋났고, ㉡의 ‘했을지도 모른다.’는 했을까‘로 바꾸어야 하므로 ’오죽‘이라는 부사와의 호응이 맞지 않았고, ㉢의 ’현대문명‘은 ’추구하는‘의 목적어이므로 ’현대문명을‘로 고쳐야 한다. 이는 술목관계가 어긋난 경우이다. 이러한 문장들은 문장구조가 어긋난 비문장(非文章)이다.






④ 수식관계가 분명해야 한다.
수식어는 피수식어 바로 앞에 두는 것이 좋다. 그러나 부득이 할 때엔 수식어에 쉼표를 붙여 수식관계를 분명히 한다. ‘나는 예쁜 화분에 심은 꽃을 샀다.’고 할 때, 예쁜 것이 화분인지 꽃인지를 알 수 없다. 이럴 때 예쁜 뒤에 쉼표를 붙여 ‘나는 예쁜, 화분에 심은 꽃을 샀다.’고 하면 ‘예쁜’이 ‘꽃’을 수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