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향기

문향이 넘나드는 선방입니다

2025/07/10 7

작가란 무엇인가/최민자

작가란 무엇인가/최민자 글만 안 쓰면 작가도 꽤 괜찮은 직종인데 말이야….글쟁이 몇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 그런 농담을 했다. 옳소, 아니 얼쑤!다. 타이틀만 빌어다 쓸 수 있다면 그보다 폼 나는 행세도 없을 테니. 영혼이 자유로운 보헤미안에, 먹물 냄새 비슷한 아우라를 풍기며 먹고사니즘과는 다른 차원으로 보편적 윤리 너머 미학적 탈주를 꿈꾸는. 작가란 무엇인가. 문자 그대로 '지어내는 일에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이다.'짓다'라는 말에는 '만들다'와는 다른, 고유의 개별성이 깃들여 있다. 밥을 짓다. 집을 짓다. 글을 짓다와 같이 무엇인가를 만들되 획일화 모듈화 일반화된 기성물이 아닌, 노고와 정성, 취향과 자질 같은 자기만의 디테일이 가미되어 있다는 뜻이다. 같은 나무를 심어도 복길이네 사과와 ..

좋은 수필 2025.07.10

참신한 해석과 문학적 형상화 /강돈묵

참신한 해석과 문학적 형상화 강 돈 묵수필은 작가의 체험 속에서 ‘낯설게 하기’를 통해 소재를 선택하고, 그것의 본질을 찾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장르이다. 어느 장르보다 작가의 삶이 작품의 밑바탕이 된다.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찾아낸 소재를 독자들에게 내보이기에 주저함이 없다. 하지만 삶 그대로를 내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본질을 찾아 의미를 부여하여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삶 그대로를 송두리째 내놓았다가는 어설픈 작가로 낙인 되고 만다. 문학은 있는 현상을 적는 것이 아니고 본질을 적는 것이기 때문이다.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물상들은 현상이다. 우리가 접하게 되는 사건들도 현상이다. 아무리 수필이 비전환적 표현이라 해도 이 현상만을 기록하고 말면 글은 수필이 될 수..

수필 이론 2025.07.10

현상과 본질/강돈묵

현상과 본질-수필문학을 중심으로- 강 돈 묵몇 년간 지상에 발표되는 신작수필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처지에서 살았다. 우리나라에는 수필을 전문으로 하는 문예지만 해도 월간이 4종, 격월간이 3종, 계간이 11종에 이른다. 이 잡지만을 근거로 해서 매달 발표되는 수필작품수를 추측해 보면 어림잡아 오백여 편이 족히 될 것이다. 그 중 반의반만 읽는다 해도 대략 한달에 보아야 하는 수필작품 편수가 백 이십여 편이다. 실로 많은 숫자다. 대략 수필집 세 권의 분량이 된다.이 작업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아니 고역 중의 고역이다. 그냥 자신의 기호에 따라 선별해서 읽어도 된다면 몰라도 반드시 읽어 주어야 하는 의무가 어깨에 놓인 상태에서 느껴야 하는 부담은 실로 크다. 물론 작품이 좋아서 자신도 모르게..

수필 이론 2025.07.10

수필의 정체성을 찾아서/강돈묵

수필의 정체성을 찾아서 강 돈 묵정체성(identity)이란 어떠한 대상이 그의 고유한 본성을 일관되고, 동일하게, 연속적으로,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수필의 정체성이라 하면 수필 작품 속에 일관되게 내재해 있는 장르적 본질과 고유성을 일컫는다. 수필을 수필답게 만들어주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속성으로, 수필문학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견지해 온 장르의 고유한 뿌리와 원형을 지속적으로 보존해 주는 것이 바로 수필의 정체성이다. 이리하여 여타의 장르와 차별화되는 것이다.수필이 다른 장르의 문학에 흡수되거나 자연 도태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필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수필의 문학적인 지배 영역을 확충해 나가는 실험정신이 항시 뒤따라주어야 한다. 이 실험정신이 수필에 대한 ..

수필 이론 2025.07.10

수필 문장, 이것만이라도 알고 쓰자/강돈묵

수필 문장, 이것만이라도 알고 쓰자 /강돈묵 흔히 작가라고 하면 문장에 있어서는 일정의 수준에 도달한 사람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모든 작가들을 이렇게 인식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때가 있다. 특히 수필 장르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음에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내 자신 수필가들의 문장 다듬는 일에 조언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본다는 것은 내용에 치중하여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았다 하여도 그것을 표현한 문장이 되어 있지 않으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가 없다. 이런 차원에서 작가에게 문장은 필수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정확한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접근해 ..

수필 이론 2025.07.10

수필의 내용과 표현/강돈묵

수필의 내용과 표현 강돈묵 가. 무엇을 쓸 것인가. 전통적인 장르론에서는 서정 ? 서사 ? 극으로 가르고, 이들은 전환적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최근에 와서 여기에 제4장르로 교술을 보태면서 그 대표적인 것으로 수필을 칭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교술은 비전환적 표현을 한다는 것이 태생적 특징으로 되어 있다. 즉, 수필은 허구를 넣을 수 없는 비전환적 표현을 하여야 한다는 멍에이다. 어디까지나 작가가 경험한 체험의 세계를 소재로 하여 글을 써야 한다는 제약이다. 굳이 여기..

수필 이론 2025.07.10

낯설게 보기와 낯설게 하기/강돈묵

낯설게 보기와 낯설게 하기 강 돈 묵 1. 문제 제기의 배경 가히 수필문학 시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수필을 전문으로 하는 문예지만 해도 월간이 4종, 격월간이 3종, 계간이 11종에 이른다. 다른 장르의 잡지가 몇 십 호를 이어가지 못하고 중도에 문을 내리는 형국에 유독 수필잡지만이 성업을 누리고 있다. 이 잡지들을 통하여 문단에 나오는 수필가들의 숫자만 해도 엄청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문인수는 1만 2천여 명 정도인데 그 중 2천 7백여 명이 수필가다. 이 잡지들을 근거로 해서 매달 발표되는 수필작품수를 추측해 보면 어림잡아 오백여 편은 족히 될 듯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수필문학의 번성으로 판단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수필문학의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저하에..

수필 이론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