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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골 그 살구나무집 /최길하

에세이향기 2026. 4. 17. 10:37

안골 그 살구나무집 /최길하 
 


가난한 집 살구꽃은 왜 그리도 곱던지 
안골에서도 젤 끝집 그 집 마당 살구꽃은 
고와도 하도 고와서

무너질 듯 서러웠지 
 
말 못하는 지아비와 앞 못 보는 지어미가 
귀 나누고 눈 나누어 더듬더듬 살아가던 
연분홍 꽃구름 가린 반달만한 안 골 그 집 
 
손 잡아줄 사람 없는 막막한 저녁이 와 
사는 게 너무너무 사무치고 서럽거든 
강 건너

안골 살구나무집

꽃그늘을 찾아오렴 
 
첩첩 산도 모셔놓고 꽃그늘도 모셔놓고 
술잔을 기울이며 낙화 아래 홀로 앉아

후드득 지는 눈물을

꽃잎인 양 받아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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