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의 내력
마경덕
볕뉘에 드러난 부유하는 먼지들, 한낮의 꼬리를 물고 빙빙돌던 고양이의 호기심이거나, 먼 사막에서 날아온 낙타의 등짐이거나 뒤꿈치에 묻어온 바깥의 시간일 것이다.
이전엔 무엇의 몸통이었던 것들이 이후엔 '시간의 부스러기'로 떠돌다가 틈을 붙잡고 티끌로 뭉친다.
소리 없이 게으른 핏줄로 느릿느릿 층을 쌓지만 입김 한번에도 생몰연대가 지워지는 가벼운 존재들은 사물의 껍질이며 시간의 각질이다.
목록을 펼쳐도 아무것도 없다 허무를 뭉쳐 놓으면 필시 먼지의 냄새가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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