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모음 아라리 / 김경희 방송국 우리말 겨루기 예심을 보러 갔을 때다. 1차 서류를 통과하고 2차 관문은 필기시험이었다. 맞춤법이나 우리말 뜻, 공통 서술어 쓰는 것은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손등 위로 볼펜을 돌리는 여유까지 부렸는데 자음 첫소리만 띄워 주고 문장을 완결시키는 문제에서 막혀버렸다. ‘ㄷㅈ ㅁㅇ ㅈㅈ ㅁㄱㅇ’ 퍼즐 조각 맞추듯 말들을 끌어다가 잇대봤지만 번번이 어긋나 시간을 축내기만 했다. 시간 종료를 알릴 때서야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고 서둘러 써서 냈다. 디지털시대,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로 일상의 부스러기들까지 나눈다. SNS의 그물망엔 언어유희가 활개를 친다. 깜놀(깜짝 놀람), 버카(버스카드), 열폭(열등감 폭발) 언어들이 해독불가 상태다. 한글 자모를 떼어 닭 모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