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푼 예찬 / 이은희 가스 불에 찻물을 올립니다. 그의 온몸은 금세 열로 펄펄 끓어 오릅니다. 주위에서 무어라 저지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파란 불빛 하나에도 그는 온몸을 부르르 떱니다. 파편이 여기저기에 투명한 자국을 남깁니다. 붉은 깃발을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가는 성난 투우 같습니다. 머지않아 파란 불 빛과 함께 싸늘히 식어갈 체온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우직한 바보인가 봅니다. 그런 그의 무모한 열정이 꼭 나를 닮은 듯하여 이따금 두려워집니다. 그의 집엔 늘 손님으로 북적거립니다. 차 한 잔을 대접하기 위해 그를 찾아 빠르게 찾아 나섭니다. 국그릇 두 배 크기, 겉과 속은 한 가지 빛깔인 황금색입니다. 그러나 연륜은 못 속이나 봅니다. 가장 평평한 자리인 배가 얼룩덜룩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