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다락방/권경자
가 닿을 곳 없는 구름덩이가 한참을 들여다보고 갔다
들판 위를 휘돌던 바람이 문을 두드리다 돌아갔다
투명한 달빛이 밤이면 창에서 한참씩 쉬어갔다
언니의 첫사랑을 몰래 읽었다
국어선생님을 짝사랑하기 시작했다
공부보다 무언가 생각하는 일이 더 좋았다
일기장엔 혼자만 알 수 있는 기호가 늘어갔다
감추고 싶은 것들이 자꾸 쌓여갔다
하늘과 가까운 2층 다락방
엄마가 부르면
달빛에 얼굴을 묻고 잠든 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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