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나무/정병근 옻나무 정병근 여차하면 가리라 옷깃만 스쳐도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너에게 확 옮겨 붙으리라 옮겨 붙어서 한 열흘쯤 두들두들 앓으리라 살이 뒤집어지고 진물이 뚝뚝 흐르도록 앓다가 씻은 듯이 나으리라 네 몸 속의 피톨이란 피톨은 모조리 불러내리라 불러내어 추궁하리라 나는 지금 휘발유 먹은 숨결, 너를 앓고 싶어 환장한 몸 좋은 수필 2022.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