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것들 117] 공중전화 난감한 일이었다. 전남 순천의 조계산에 깃들어 앉은 선암사를 찾아가는 길, 승선교 조금 못 미친 지점에서 벌어진 사고였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눈앞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라고 할 수밖에. 초여름 햇살을 받은 숲은 황홀하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햇살을 품에 안은 내에는 물이 아니라 보석이 흐르고 있었다. 돌돌돌 물소리, 쏴아아 바람소리. 나무사이를 비껴들며 숨바꼭질하는 햇빛. 사진 찍는 사람들의 공통적 고질병이라면, 아무리 시간에 쫓겨도 그런 풍경을 절대 그냥 지나지 못한다는 것. 카메라를 꺼내들고 춤추는 빛살무리에 섞여들었다. 결국 신이고 양말이고 벗어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문제는 그 순간에 일어났다. 통!!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물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