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향기

문향이 넘나드는 선방입니다

좋은 시

염화/우은숙

에세이향기 2026. 5. 29. 09:08

 

 

 

염화鹽花


우은숙

곰소항 염전에 햇살이 곧두박질이다
한곳을 향하여 모질게 내리꽂는다
그 빛에 비틀대는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


숨죽이고 있던 내가 부르튼 속살을 
허옇게 내보이기 시작한 건 이때였다
납작한 몸을 절이고 마음까지 절인 그때


바람에 물기 말려 서걱해진 서류 위에
짜디짠 염화로 피기 위한 몸부림
올해도 근로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을까

 
모든 것 내보여야 비로소 피는 꽃 
온전히 내려놓아야 비로소 피는 꽃
가쁘게 햇살 토해내는 곰소항의 그 소금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 위해서 / 이문숙  (0) 2026.06.02
곰보 주전자/김중일  (0) 2026.05.31
구두도 구두를/이가은  (0) 2026.05.25
거룩한 도구/강정숙  (0) 2026.05.25
장롱의 말/이달균  (0)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