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향기

문향이 넘나드는 선방입니다

2025/06/06 2

시적 지향과 범주 속 진정한 표정들/박철영

시적 지향과 범주 속 진정한 표정들 마경덕 시집 《악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밤》중심 박철영(시인. 문학평론가) 마경덕 시는 파동 치는 감정을 더는 건드리지 않는다. 그의 시 안에는 암울했던 삶의 밑 자리들이 잊을만하면 치통처럼 아문 신경을 자극한다. 문장이라는 수사로 시의 맥락을 절정으로 치닫게 하려는 강제된 언어의 가식이나 그럴 의도도 없다. 화투장의 흑싸리처럼 담담히 밑장으로 깔려 어긋나는 손길을 한없이 기다려주듯 어느 순간 행운처럼 빨강 싸리 같은 공감을 불러온다. 생의 주체에서 밀려나 있다가도 시간의 주체로 돌아와 느긋하게 자리를 지키는 내밀한 시어들은 꼭 마경덕 시인의 과거적 삶을 닮았다. 그렇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왜곡하여 각색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시의 언어가 아버지의 손바닥 안 굳은살처..

평론 2025.06.06

바다에서 건져 올린 생의 진정한 표정들/박철영

바다에서 건져 올린 생의 진정한 표정들-권선희 시집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에서 박철영(시인, 문학평론가) 인연이란 것이 묘했다. 이유를 대라면 1986년 스물여섯 살에 포항으로 내려가 8년여를 살다 온 때문이었다. 간혹 페북을 통해 올라오는 권선희 시인의 글에서 구룡포 바닷내가 진동했다. 그럴 때마다 갓 결혼해서 아내와 찾아간 구룡포가 생각났다. 비릿한 갯내와 배에서 막 내린 그물에서 생선을 떼어내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곳에 살러 갔다가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채 떠나왔던 포항이었다. 그래서 권선희 시인의 시집 《푸른 바다 검..

평론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