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지향과 범주 속 진정한 표정들 마경덕 시집 《악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밤》중심 박철영(시인. 문학평론가) 마경덕 시는 파동 치는 감정을 더는 건드리지 않는다. 그의 시 안에는 암울했던 삶의 밑 자리들이 잊을만하면 치통처럼 아문 신경을 자극한다. 문장이라는 수사로 시의 맥락을 절정으로 치닫게 하려는 강제된 언어의 가식이나 그럴 의도도 없다. 화투장의 흑싸리처럼 담담히 밑장으로 깔려 어긋나는 손길을 한없이 기다려주듯 어느 순간 행운처럼 빨강 싸리 같은 공감을 불러온다. 생의 주체에서 밀려나 있다가도 시간의 주체로 돌아와 느긋하게 자리를 지키는 내밀한 시어들은 꼭 마경덕 시인의 과거적 삶을 닮았다. 그렇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왜곡하여 각색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시의 언어가 아버지의 손바닥 안 굳은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