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향기

문향이 넘나드는 선방입니다

수필 이론 24

아직도 못다 한 종소리의 숙제/유혜자

아직도 못다 한 종소리의 숙제/유혜자 수필은 작가의 성장 과정과 삶의 도정에서 겪은 이야기와 꿈이 녹아 있거나 변용된 모습이 담긴다. 초등학교 때 나라 사랑과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선생님의 교훈적인 말씀을 많이 들었다. 그중 “종소리처럼 남의 가슴을 울려 주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에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뽐낼 만한 글 솜씨도 없이 지내다가 여고 시절 교내 백일장에서 시가 우수작으로 뽑혀 대학은 문과로 진학했다. 졸업을 몇 달 앞둔 늦가을, 그때는 권위 있던 여성잡지 『여원』신인상 시 부분에 응모, 최종심 두 편에 올랐었고, MBC라디오에 입사하고서도 한 차례 K신문 신춘문예에 응모했다가 원로 시인이 최종심에 올라온 두 작품 중, 내 글의 좋은 구절 몇 줄을 인용하고 ‘현대문학에 기여할 만한 ..

수필 이론 2021.07.15

수필의 문맥 / 윤오영

수필의 문맥 / 윤오영 다른 예술은 모두 시각이나 청각을 통해서 전달되지만 문학은 기록된 언어가 의미로 바뀌어져서 독자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전달된다. 그래서 문학은 번역이 가능하다. 원문의 언어에서 오는 뉘앙스나 시각적 운율적 정서를 여실히 옮겨 놓지는 못한다 해도, 번역문을 통해 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동일한 감정이 있고, 그 감정의 줄기를 불러일으키면 그 줄기를 따라, 그 테두리 안에서 상상적 창작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감정의 줄기가 문맥(文脈)이다. 따라서 글에서는 문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과거의 문장에서 기승전결(起承轉結)이니, 대소문단(大小 文段)이니, 조응(照應)이니 하는 것도 이것을 규격화한 형식론에 불과한 것이다. 이제 이런 형식적..

수필 이론 2021.06.11

낭송수필과 단수필의 이론과 실제/박양근

낭송수필과 단수필의 이론과 실제 박 양 근 들어가며 문학이란 작품을 통하여 작가와 독자 간의 정서적 지적 교감을 이루는 소통체계를 말한다. 하지만 인류의 정신적 문화를 집적하고 있는 예술 형태로 인정받아 온 문학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문학의 위기가 거론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작가의 죽음, 정전(正典)의 와해, 의미의 해체 등 한때 충격적이었던 말들이 이제는 진부하게 들릴 정도다. 멀티미디어, 정보화, 세계화, 디지털 혁명 등과 같은 슬로건이 속도전을 연상시켜 주듯 현대사회 속에서 문학은 그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 문학이 처한 현실을 총체적으로 진단하고 시대 변화를 예견하며,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하여 삶의 가치를 재확인하라는 문학에 대한 요구는 문학적 이상에 대한 단순한 향수..

수필 이론 2021.05.24

서정의 사회적 기능과 최민자 수필

서정의 사회적 기능과 최민자 수필 정희승(dukechung@hanmail.net) 흔히 서정은 사회 현실을 외면한 채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우리가 처한 현실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는 애정 어린 권고도 자주 접한다. 서정적인 글을 쓰는 작가들은 그때마다 곤혹스러움을 느낀다. 사설과 같은 글이라면 몰라도, 지성을 바탕으로 한 전언을 담기가 마땅치 않아서다. 사회와 정치 현실은 분석과 비판, 설득 등이 요구되는 이성의 영역에 속하는 반면, 서정은 정을 바탕으로 한 감성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성적인 글과는 지향하는 바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서정적인 글은 일차적으로 미적 감동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서정은 본질적으로 정치성과 무관한 것일까? 참여를 거론하기 전에 먼저 이 물음에 대한 ..

수필 이론 202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