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사유가 지향하는 좌표 박철영(시인, 문학평론가) 시인을 생각한다, 시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하루 세끼에도 흔들림 없이 밥보다 문장을 상상력으로 일궈가는 사람들이 시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세상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임이 분명하다. 더 확실한 것은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어 무병을 앓고 숙명처럼 무속인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알게 모르게 온몸으로 번진 문장 앓이로 긴 세월을 앓아누운 뒤에도 도통 보이지 않은 ‘시’라는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야 하는 고역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건너가는 낙타의 발에 수없이 사그락 대며 발굽 뒤로 밀리는 황량한 모래알들처럼 일보 전진을 위해 더 많은 모래알을 어루만지며 사막의 끝을 가늠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