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의 궤적
신영연
바퀴 위에서 흔들리는 소리, 그
진동에 따라 바람은 시시각각 태어난다
출생의 비밀이 거기부터라는 듯
바람에 풍경을 실은 바퀴가 굴러간다
수세기의 무게가 휘황휘황 열린 구멍에
한 생을 끼우자 바퀴는 휘청 궁구른다
소란한 길 위에서의 둥근 멀미
원점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온전한 참말이라고 바퀴는 궤적을 그린다
시끄러운 일자 입을 막으며
투명한 바람의 자식을 낳으며 간다
한 시대의 무게와 상생의 중력으로
울퉁불퉁 쿨렁쿨렁 바퀴가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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