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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강적들/신미균

에세이향기 2022. 4. 28. 09:50

강적들

詩人 신미균

의자 모서리에 다리를 부딪혔다

의자 모서리는 그대로인데

내 다리가 찢어졌다

책이 발등으로 떨어졌다

책은 멀쩡한데

발등에 멍이 들었다

땅바닥에 넘어졌다

땅은 아무 이상이 없는데

내 무릎만 깨졌다

스타킹을 신다가

스타킹 고무줄은 생생한데

손을 베었다

꼭 딱딱한 것들한테만

당하는 줄 알았는데

야들야들한 것들도

칼날을 숨기고 있다

세상에 만만한 것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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