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굴젓/김경윤-
아침 밥상에 굴젓이 올라왔다
흰 보시기에 담긴 굴젓이 울다 지친 눈동자 같다
뻘밭 같은 생生을 살아온 울 엄매를 닮았다
남들 앞에선 늘 굴껍데기처럼 강해보였지만
당신의 생애도 팔 할은 눈물이었다
스물둘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서
칠순이 넘도록 갯바위에 쪼그려 앉아 굴을 까는
울 엄매 수심愁心 깉은 바다에는
얼마나 많은 파도가 울다 갔을까
그 얼얼한 세월 동안
생굴 같은 가슴 속도 죄 삭았으리
썰물 진 아침나절부터 밀물 드는 저녁 무렵까지
죽은 막내 생각
부도난 둘째 걱정
전화 한 번 없는 무정한 큰 놈 원망하다
혼자서 글썽해졌을 그 눈동자, 생각느니
내 오십 생애도 울 엄매 눈물을 파먹고 산 세월이었구나!
울다 지친 눈동자 같은 어리굴젓
아침 밥상 위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아침 밥상에 굴젓이 올라왔다
흰 보시기에 담긴 굴젓이 울다 지친 눈동자 같다
뻘밭 같은 생生을 살아온 울 엄매를 닮았다
남들 앞에선 늘 굴껍데기처럼 강해보였지만
당신의 생애도 팔 할은 눈물이었다
스물둘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서
칠순이 넘도록 갯바위에 쪼그려 앉아 굴을 까는
울 엄매 수심愁心 깉은 바다에는
얼마나 많은 파도가 울다 갔을까
그 얼얼한 세월 동안
생굴 같은 가슴 속도 죄 삭았으리
썰물 진 아침나절부터 밀물 드는 저녁 무렵까지
죽은 막내 생각
부도난 둘째 걱정
전화 한 번 없는 무정한 큰 놈 원망하다
혼자서 글썽해졌을 그 눈동자, 생각느니
내 오십 생애도 울 엄매 눈물을 파먹고 산 세월이었구나!
울다 지친 눈동자 같은 어리굴젓
아침 밥상 위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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