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미가 돌아오는 시간/박금아 바닷속보다 깊이 누웠다. 물살을 가르던 꼬리도 지느러미도 고조곤히 접었다. 도다리쑥국을 끓이려고 도다리를 사러 갔다가 대나무 채반에 담긴 하이얀 가재미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삼십 마리쯤 되려나. 그곳 사람들이‘미주구리’라고 부르는 물가재미였다. 가재미를 손질하던 여인이 허리를 펴며 일어섰다. “새빅에 잡은 기다예. 만 원에 가져가이쏘오.” 뼛속까지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몸은 한때 목숨이었던 것 같지 않았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아주머니는 내가 비싸다고 생각해서 망설이는 줄로 알았던 모양이다. 구워서 먹으면 고소하다며 대답도 듣기 전에 옆 소쿠리에 담긴 것까지 담아주었다. “알배고 낳니라꼬 예비서 그렇지 꾸 무모 꼬시다예. ” 알을 품고 낳느라 살이 다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