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이야기 / 김희자 기도 같고 통곡 같고 절규 같은 비가 내린다. 누가 이 구불구불한 생에 주석을 달 수 있단 말인가. 버리고 싶은, 돌아보고 싶지 않은 쓰라린 기억들이 모여 인생이라는 그림을 만든다. 꽃 한 송이 피우지 못했다고 참된 삶을 그리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고통보다, 통증보다 더 잔인한 한 남자의 마지막 생을 보았다. 젖은 도로 위의 차들이 아무 일 없다는 듯 질주하지만 나는 장례식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섰다. 조등이 걸린 저 안에서 그 남자가 영원히 잠들어 있다. 슬픈 날에는 눈을 감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울고 나면 나는 바닥을 본다. 모두 죽었거나 사라진 곳이 바닥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육신이 짜낸 눈물이 바닥에 뒹군다. 상처를 안으로 들이는 것들은 소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