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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누룽지/정경해

에세이향기 2024. 2. 18. 16:56

누룽지/정경해

 

삶이 누룽지 같을 때가 있다



이제 막다른 길이라며

솥을 껴안고 바짝 눌러 붙어

떼를 쓰는 누룽지 같은



으르고 달래고

속을 박박 긁어 봐도

제 말이 옳다 우기는



홧김에 푸념 가득 물 한 바가지

확 끼얹으면



눈물 퉁퉁 반성하며

마음 풀고 일어서는



때로는 모진 삶이 미워

등짝 한번 갈기고 싶지만



돌이켜 보면

구수한 날이 더 많았던 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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