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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중심에서 세상 끝을 살다 / 박창주

에세이향기 2024. 5. 25. 05:35

지구의 중심에서 세상 끝을 살다 / 박창주

 

 

해도에도 없는 바다의 언덕들이 뜬금없이 일어서는

여름에도 해 떨어지면 손 시려 조막손 되는

사할린 섬 북동쪽 오호츠크 해가 북양명태의 안방이다.

무식이 때로는 유식을 제압하고

주먹이 법을 다스릴 때도 있어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바람이 다스리는 무법의 세상,

천식 앓는 700마력 심장이 터질 듯 벌떡거린다

어부의 삶이란 어차피

지구의 중심에서 세상 끝을 살아가는 게 아니냐

전속 항진, 월경越境의 깃발을 꽂는다

만선의 바다의 정복자만이 누리는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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