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베개도 되고 가끔 냄비받침도 된다.
책에 火印으로 남은 자국을 보고, 시인은 시가 불도장이라 생각들었을까.
詩는 저마다의 마음에 남은 화상자국이라는 생각에 공감한다.
무엇을 남기는 것은 뜨겁다.
詩는 뜨겁고 전하는 마음도 뜨겁지만, 가끔은 전하고자 하는 말이 허공으로 달아나버리기도 한다.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데,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둥글게 둥글게 큰 파문으로 닿고 싶은데...
좋은 시를 쓰고 싶은 모든 시인의 염원이다.
냄비자국도 흔적이므로 퍽 괜찮은 시를 썼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