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 박은영
독종 소리를 들었다
너 죽고 나 죽자 아무리 두들겨 맞아도 죽지 않았다
공처럼 가지고 놀다가 버려져도 꾹꾹 울음을 참고 몸뚱이를 굴러먹었다
왜 사니?
독한 말을 씹어 넘길 때면 헛배가 불렀다
슬픔을 가리는 위장술,
내성과 독성의 굴레에서 독한 년, 욕을 배불리 먹고 천하게 굴러다녔다
돌아서면 잊어버릴 만큼
나는 독기를 빼면 시체였다
투구꽃과 청산가리보다 한 수 위인 선대의 독 가哥들이 그랬듯
이를 악물고 살았다
살다 보니
그 많은 천적이 멸종되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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