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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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복어​/ 박은영

에세이향기 2024. 5. 27. 02:47

 복어​/ 박은영 

 
 
 
 
 
 
 독종 소리를 들었다​ 
 
 너 죽고 나 죽자 아무리 두들겨 맞아도 죽지 않았다 
 
 공처럼 가지고 놀다가 버려져도 꾹꾹 울음을 참고 몸뚱이를 굴러먹었다 
 
 왜 사니? 
 
 독한 말을 씹어 넘길 때면 헛배가 불렀다 
 
 슬픔을 가리는 위장술, 
 
 내성과 독성의 굴레에서 독한 년, 욕을 배불리 먹고 천하게 굴러다녔다 
 
 돌아서면 잊어버릴 만큼 
 
 나는 독기를 빼면 시체였다
 
 투구꽃과 청산가리보다 한 수 위인 선대의 독 가哥들이 그랬듯 
 
 이를 악물고 살았다 
 
 살다 보니
 

 그 많은 천적이 멸종되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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