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초
김동임 시인
물고추를 한소쿠리 따와 멍석에 넌다
맵고 아린 햇살을 안으로 안으로 굴린다
굴리고 굴리고 굴리고••••아홉번을 굴리고
드디어 단아하다
한데 외형은 멀쩡해도 벌레에 상처를 입고
맥 못 추는 녀석이 많다
작심하고 덤비는데 힘을 사용했나 보다
장군만한 체구가 터득한
미는법, 굴리는 법을 익히지 못했나 보다
어쩌랴, 그래도 나는 버릴 수가 없어
속을 훑어 다시 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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