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향기

문향이 넘나드는 선방입니다

좋은 시

통화 / 김경미

에세이향기 2024. 1. 28. 15:04

통화 / 김경미  

 

통화 / 김경미 

 

"아침에 일어나면

어떻게 하면

어제보다 좀 덜 슬플 수 있을까

생각해요......"

 

오래 전 은동전 같던 어느 가을날의 전화.

너무 좋아서 전화기 째 아삭아삭 가을 사과처럼 베어먹고 싶던. 그 설운 한마디. 어깨 위로 황금빛 은행잎들 돋아오르고. 그 저무는 잎들에 어깨 집혀 생이라는 밀교. 밤의 어디든 보이지 않게 날아다니던. 돌아와 찬 이슬 털며 가을밤. 나도 자주 잠이 오지 않았었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연, 면벽  (1) 2024.02.04
허공한줌/나희덕  (1) 2024.02.04
의자왕 / 신미균  (1) 2024.01.28
不惑의 구두 / 하재청  (1) 2024.01.28
가족사진 -고경숙  (1) 202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