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유랑단
이잠
우리 몽골 가서 살까요 더 가난한 사람 되어 낮에는 평원
끝 눈 시리게 말 달려 야생 순록 새끼를 몰고 돌아오는 저
녁은 어떤가요
들판에 누워 쏟아지는 별빛 맨몸으로 받으며 배부른 달과
함께 숭숭한 꿈자리 없이 밀린 고지서 걱정 없이 곯아떨어
지는 망망한 밤도 괜찮겠지요
뿌리 내리지 못한 슬픔 같은 거 아픈 꼬리 같은 거 삭제해
버리고 끝 간 데 없이 밀리기만 하는 이 땅을 떠나 한데에서 떠돌이로 살아 보자요
난 여기서도 제대로 못 사네
술이나 한잔 더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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