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향기

문향이 넘나드는 선방입니다

좋은 수필

설 소리꾼/류영택

에세이향기 2021. 9. 25. 10:07

설 소리꾼 / 류영택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마을은 아직도 옛날식으로 초상을 치르는 집이 많다. 그러다보니 계원 누구 중 집안에 초상이 났다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상여를 매주러 가야만 한다.

초등학교동창 중 몇몇 뜻있는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 계를 모았다. 처음 계를 모을 때 친구 간에 우의를 도모하자며 거창하게 졸업 기수를 따서 P동기회란 이름을 지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본래의 뜻은 퇴색되고 언젠가부터 두 달에 한번 씩 모이던 모임이 한 달에 한두 번 상가 집에서 얼굴을 봐야 하는 상여 메는 계로 모양새가 바뀌어 버렸다.

오늘도 부친상을 당한 계원의 상여를 메주기 위해 모였다. 계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상여가 떠날 시간을 기다렸다. 이 시간이면 상여가 떠날 때가 됐는데도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이러다 하관(下棺)시간을 맞추겠나. 이리저리 수소문 하고 다니던 친구가 계원들을 불러 모았다. 친구는 읍내에서 오기로 한 앞소리꾼이 갑자기 몸져눕는 바람에 올수가 없다고 했다.

이 일을 어쩌지. 계원들은 누가 앞소리꾼을 할 것인가.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며 턱짓을 했다. 네가 해라, 서로에게 일을 떠맡기려던 친구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봤다. 나는 슬금슬금 뒷걸음 쳤다.

오래 전부터 우리 고장에는 앞소리꾼을 하면 천수를 누리지 못한다는 미신이 있었다. 좋은 일도 아니고 굿은 일에 누가 그 일을 하겠다며 선뜻 나서겠는가.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몸을 사렸다. 자연히 그 일을 하는 사람은 남의 집 허드렛일을 맡아하는 사람 아니면 문중 일을 돌보는 사람들이 하게 됐다.

다들 꺼리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슬슬 뒷걸음질을 치며 자리를 피하자 친구들뿐만 아니고, 동네 어르신들까지 나를 붙들고 사정을 했다. '이 사람아 이러다 하관시간 늦겠네.' 통 사정을 했다. 자꾸만 시간이 지체되자 안달이 났던지 상주까지 나를 붙들고 늘어졌다.

일이 이쯤 되고 보니 은근히 화가 치밀어왔다. 얼마나 하찮아 보였으면 이런 일을 내게 부탁하나! 생각할수록 자존심 상하고 분해서 친구들을 향해 고함을 쳤다.

"아무려면 내가 소리꾼 할 놈으로 보이나!"

화를 내고 돌아섰지만, 여전히 내 눈치만 살피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됐다. 정말 아무도 하지 않으려 들면 어떻게 시간을 맞출 것이며, 소리꾼 없이 상여를 메고 간다는 생각을 하니 방향키도 없이 먼 바다를 향해 배를 띄우는 것 같아 왠지 뒤통수가 서늘해져 왔다. 하필이면 나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먼 산만 바라보고 서 있는 내 눈가에 잇몸을 드러내고 웃는 아저씨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아저씨는 동네에서 머슴 일을 했다. 아직 마흔도 안 넘긴 나이였지만 수더분한 얼굴에 앞니가 빠져 그런지, 무시로 바람이 드나드는 잇몸을 들어내고 웃을 때마다 어딘가 모자라 보이고 나이보다 훨씬 더 늙어 보였다. 그 나이가 되도록 가정을 이루지 못하자. 동네를 찾던 방물장수가 좋은 배필이 있다며 짝을 맺어주었지만 사흘도 넘기지 못하고 여자가 보따리를 쌌다. 몇 번 그 일이 반복되자 동네 사람들도 그만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가정을 꾸리는 일도 그렇고, 쟁기질도 시원찮았지만, 아저씨는 소리 하나는 근동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마을에 초상이 났다하면 당연히 아저씨가 북채를 잡았고, 밤중에라도 아저씨를 찾으면 마을에 초상이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밭일보다 그런 일을 자주하다보니 자연히 주인의 미움을 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아저씨는 북채를 잡았다하면 세상시름 다 잊은 듯 그 특유의 걸걸한 목소리로 상여꾼들을 웃기고 울렸다. 상여 뒤를 따르는 상주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부러라도 슬픈 척 안타까운 척 표정관리를 해야만 하는 상주들은 아저씨의 소리에 웃음을 참느라 손을 짚고 있던 지팡이가 착암기처럼 맨땅을 파고들 정도였다.

그날은 일요일이라 아침 일찍 초상집 앞으로 갔다. 마당에는 뗏목처럼 듬성듬성 놓여 있는 기다란 서까래에 광목이 칭칭 감겨 있었고, 그 위에는 커다란 나무기둥 두개가 길이대로 눕혀져 있었다. 한쪽머리에는 상여를 끼워 맞추느라 어른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하나하나 작은 조각들이 끼워진 상여에는 허연 수염을 한 산신할아버지가 그려져 있고, 머리를 박박 깍은 동자모습도, 눈을 부릅뜬 채 긴 칼을 들고 서있는 장수의 모습도 보였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으스스한 그림을 보지 않으려고 나는 얼른 헛간 처마에 기대어 놓은 장대를 골랐다.

내 뒤로는 망자(亡者)의 혼백과 유품을 넣은 앵이(작은 상여)를 어깨에 멘 채 입을 우물거리며 서 있는 동네 형들의 모습이 보였다. 벌컥벌컥 넘기는 것 반, 질질 흘리는 것 반 막걸리를 들이키는 아저씨의 모습도 보였다. 남은 막걸리를 바닥에 휙 뿌리고 사발을 내려놓은 아저씨는 된장에 돼지고기를 푹 찍어 입어 넣고는 북채를 든 손으로 턱을 훔쳤다.

뒤를 돌아선 아저씨를 중심으로 상여좌우에 늘어선 상여꾼들의 모습도 보였다. 얼핏 봐도 서른 명은 넘어보였다.

둥둥, 아저씨는 북소리를 빠르게 울렸다. 북소리에 상여꾼들이 일제히 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그 모습이 마치 운동회 날 기마전을 하는 것 같았다. 선생님의 호각소리에 앞 사람이 앉으면 뒤따라 옆에 선 두 사람이 앉고, 다시 호각을 불면 기수가 탈 수 있게 앞사람의 양 어깨에 팔을 걸치는 것처럼, 그들도 북소리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둥둥 '에에 에이오. 에~화 남차 에워' 아저씨가 선창을 하자. 가락에 맞춰 상여꾼들이 후렴을 했다. 갈듯 말듯, 갈듯 말듯 망자의 혼이 정든 집을 떠나기 싫어하는 양 상여의 뒤꽁무니만 좌우로 움직일 뿐 앞으로 나아가지를 않았다. '이제가면 언제 오나 삽짝 앞이 저승 일세' 다시 선창을 하자 상여꾼의 후렴소리와 함께 애끓는 상주들의 곡소리가 들려왔다. '가오가오 나는 가오, 북망산천 나는 가오.' 잠시 마당을 서성이던 상여가 슬퍼마오, 슬퍼마오 내 집 찾아 나는 가오. 아저씨가 발걸음을 옮기자. 에에 에어오. 에~화 남차 에워. 우물쩍 하던 상여가 한 걸음 앞으로 내딛었다.

신작로를 벗어나 논으로 들어서자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보기를 반복했다. 작은 논두렁 앞에 상여가 멈춰 서자 상주를 부르는 아저씨의 소리는 여느 앞소리꾼들과 달랐다. 아저씨는 망자가 자식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그냥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우리 애비 보고 싶다.' 돈을 적게 걸면, '아이고 야야 와이카노, 오늘 같은 날 푹푹 쓰지.' 아무래도 아저씨는 남의 집을 염탐만 하고 다닌 모양이다. 살림살이는 괜찮은지, 자식들은 사는 형편이 어떤지 그 집안의 일을 꿰뚫고 있었다.

나는 팔을 걷어붙이고 둥둥 북을 울렸다. 빠르게 울리는 북소리에 맞춰 상여에 늘어섰던 상여꾼들이 광목 끈을 잡고 일어섰다. 다시 북을 빠르게 울리자 손에 잡고 있던 끈이 어깨에 걸쳐졌다.

어쩔 수 없어 내가 북채를 잡았지만, 이 정도는 누구라도 흉내 낼 수 있는 일이다. 아니 나보다 더 잘 할 사람이 수두룩하다. 걸음마를 하고부터 보고 자란 게 그것이고, 나이 들어 상여를 메어본 경험들이 작게는 스무 남 번은 기본인 사람들이라 달리 말이 필요 없다. 소리도 곧잘 한다.

그럼에도 하나같이 조카 결혼식이라 못한다, 아버지 제사라 못한다, 애당초 상가 집에 오지도 못할 이유를 들먹이며 요리조리 다 빠져나간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뻔한 그 속을 왜 모르겠나. 부정탈까봐 몸을 사려 그렇지 북채를 잡기만 하면 다들 한가락 하는 친구들이다. 그래도 양심들은 있어 밉상스럽지 않게, 너 말고 누가 있나. 등을 떠미는 친구들의 너스레에 굿은 일이던, 좋은 일이던 거절 못하는 내 성격 때문에 북채를 잡았을 뿐이다.

그렇게 상여를 메 왔지만 막상 북채를 잡고 보니 내가 모르는 게 있었다.

상여를 메어보지 않은 사람은 키 작은 사람이 편하다고들 한다. 그런데 상여를 메어보면 그렇지를 않다. 상식적으로 키가 큰 사람들 틈에 끼어 있으면 무임승차 하는 줄 알지만, 상식과 다르게 키 작은 사람이 엄청 힘이 든다.

광목 끈 없이 그냥 고정된 기둥이라면 키 작은 사람이 힘들 일이 없다. 기둥이 어깨에 닿지 않으니 그냥 손으로 받치기만 하면 되지만, 광목 끈은 키가 작던 크던 골고루 힘을 분산시킨다. 깔때기에 물이 모아지듯 오히려 폭 꺼진 자리로 힘이 집중된다. 함께 상여를 메는 사람도 키가 작은 사람의 심정을 모른다. 그 키에 무슨 힘이 든다고 엄살을 부리나. 오히려 타박을 한다. 그것을 벗어나려면 어깨에 광목천을 걸치는 게 아니라 어깨위에 두 손을 번갈아가며 떠받치고 걸음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북소리도 소리꾼의 애닮은 소리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 용을 쓰며 걷다 보면 왼발이 나가는지 오른발이 나가는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북의 존재를 까마득히 잊는다. 나는 여태까지 북은 상여를 메고 내릴 때 말고는 그냥 폼으로 심심하지 말라고 치는 줄 알았다.

소리라는 게 딱딱 장단이 맞게, '간다간다. 나는 간다. 북망산천, 나는 간다.' 그저 손가는 대로 멋모르고 쳤어도 저절로 다 되는 것인데. 웬만큼 자신감이 붙자 지난날 아저씨의 흉내를 내느라 엉뚱한 소리를 했다.

사위를 부르다 그만 박자가 틀려 버렸다. 그 집의 사소한 일까지 다 알고 있는 터라.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위와 망자의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망자의 음성을 흉내 내며 사위를 찾았다. 망자는 둘째 딸을 끔찍이도 귀여워했다. 그런 둘째 딸이 강 건너 합천 쪽 총각과 눈이 맞았다. 장마철 불어난 강물을 원망하며 제방위에 서서 총각을 애타게 그리던 둘째 딸은 강물이 빠지자 바지를 둥둥 걷고 강을 건너온 총각을 그냥 보내지 못하고 제방 위 양수장에서 그동안 못 다한 애틋한 정을 달랬다.

일이 그 지경이 되자, '고얀 놈' 영감님은 내 눈에 흙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 용서 못한다며 발걸음하지 말라고 했다. 얼마나 고집이 센지. 아이를 몇이나 낳아도 사위로 인정하지 않고 문전박대를 했다. 그런 둘째 사위를 찾으며 너무 오버를 해버린 것이다.

"서운 했제, 서운했제 우리 둘째 사우 서운했제."

둘째라는 말을 빼버렸으면 장단이 맞는 것인데, 그동안 설움을 보상해주느라 그 말을 뺄 수가 없었다. 거기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또 오버를 해버렸다.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우리 둘째 딸 미안 하구나."

그 소리에 뒤를 따르던 둘째딸이 감정에 복바쳐 아이고 아부지. 꺼억, 꺼억 숨이 넘어갈듯 상여를 붙들고 늘어지고, 사위는 아이고 장인어른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말이 길어도 장단에 맞게 북을 치거나 소리를 띄우거나 붙이던지 해서 리듬을 타야 하는 데, 둘째라는 말을 강조하다보니 상여꾼들의 왼발 오른발을 엇박자로 만들어 버렸다. 갑자기 상여가 기우뚱 하고, 에화남차 에워. 후렴을 하는 상여꾼 후렴소리가 구시렁거리는 소리로 바뀌었다. 수많은 눈들이 나를 바라봤다. 심상치 않는 눈빛에 둥둥, 빠르게 북을 두드렸다. 잔 북소리에 상여꾼들은 조심조심 상여를 내려놓았다.

형님, 제발 북을 칠 때 박자 좀 맞추소! 아니나 다를까. 후배의 입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상여 메는 데도 박자가 필요하나? 후배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쳤다. 후배는 뜨악한 표정을 짓더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느냐며, 북은 폼으로 치는 줄 아십니까! 제식훈련도 안 해봤느냐며 군대이야기까지 들먹였다.

"왼발에 북을 쳐야 할 것 아닙니까!"

"아나, 네가 앞소리해라."

메고 있던 북을 벗어 후배에게 내밀며 더 이상 소리꾼 노릇을 못하겠다고 했다.

"형님, 그 말했다고 북을 벗어 던지면 어쩜니꺼?"

길 한복판에 상여를 내려놓고 한다 못 한다 실랑이를 벌이고 있으니 도로에는 차가 밀리고 하관시간 늦출까봐 친구들은 조바심을 냈다.

상여꾼들이 소 오줌에 패인 것 같은 작은 도랑이 나오거나, 등을 비벼 댈 조금만 높은 언덕이 나와도 상주를 부르고 돈을 걸라며 상여를 뻗대도, 하관 시간만큼은 지켜주는 게 망자에게나 상주에게 최소한의 예의이며, 절대로 그 시간을 어기지 않는다. 상여에 돈을 걸라고 하는 것도, 지금은 마을 공동 기금으로 돌려주지만 그 전에는 주막집에서 마실 막걸리 값을 제하고는 맏상제에게 도로 돌려주는 게 우리고장 풍속이었다. 동생들에게 손을 벌릴 수 없는 맏이의 입장을 고려해서, 앞소리꾼이 대신 둘째 셋째를 찾고 사위를 찾는다.

보다 못한 친구들이 후배를 나무라며 내 눈치를 살폈다.

"그까짓 장단 안 맞으면 어떻노,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할 것 아닌가."

정말 앞소리를 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됐던지. 친구들은 나를 위로 하는 척 하며 슬슬 자존심을 건드렸다.

나는 앞을 바라봤다. 아직도 몇 구비 길을 돌아가려면 했던 소리를 몇 번 반복해야 하며, 강으로 가는지 산으로 가는지 장단을 잘 못 맞출 때마다 휘청대며 갈지자로 헤맬 상여를 생각하니 이승의 마지막 길, 새로운 집으로 가는 망자를 편히 모시지 못하고 고생시키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었다. 가물가물 십리길이 백리 길처럼 보였다.

망자를 태운 상여가 장단에 맞춰 가파른 언덕을 오른다. 반듯하게, 어여차. 조신, 조신, 어여차. 선두에 선 사람들의 어깨에 메진 허연 광목 끈이 어느새 허리춤에 오는가 싶더니 잔뜩 구부린 허리 아래로 내려간다. 수평을 맞추느라 뒤를 따르는 상여꾼의 어깨 끈이 머리위에까지 치켜 올라가고, 철봉에 매달리듯 상여를 떠받친다.

언덕을 오르고 다시 평지를 지난다. '슬퍼마라, 슬퍼마라. 내 집 찾아, 나는 간다.' 소리를 끝내기 바쁘게, '에에 에워, 에하 남차 에워' 상여꾼들의 후렴이 들려온다. 나는 상여꾼들이 후렴을 할 동안 다음, 그 다음 이왕이면 리듬이 딱딱 끊어지는 소리를 준비하느라 마음이 바쁘다. 그래도 생각이 나지 않으면 후렴을 대신 한다.

망자(亡者)의 길잡이 일을 하던, 어느 날 소리 소문 없이 마을을 떠났던 아저씨가, '아무려면 내가 소리꾼 할 놈으로 보이나.' 하찮은 일이라며 피하고 싶어 했던 나를 지켜보며, 그것도 소리라고 하나! 설익은 소리꾼을 나무라는 것만 같아 등줄기가 서늘해져 온다.

타고난 팔자가 어디 있겠는가. 닥치면 하는 것이고, 이왕 하려면 몸과 마음을 딱 붙이고 제대로 해야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소리꾼의 혼이 실린 듯 마음이 가볍다. 말문이 텄는지 생각보다 말이 앞선다. 상여가 흔들리지 않게, 망자를 편안하게. 정확한 시간에 귀토(歸土)집으로 모시려는 설 소리꾼의 구성진 가락이 골짜기를 울린다. '에에 에이오. 에~화 남차 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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