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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고등어 한 손/전태련

에세이향기 2021. 10. 5. 12:39

고등어 한 손

 

전태련

 

 

너와 나

속을 다 내어놓고

빈 마음으로 등을 갖다 대며

서로의 몸을 받아들이지

능숙한 간재비 손에 맛깔진 한 생이 되려나

더러는 사막의 소금밭을 뒹굴기도 하겠지

내 속이 네 속이 되기 위해선

나를 다 비워야 하는 것을

바다 깊이 떼 지어 다니던

너와 나 이렇게 한 손으로 엮일 줄 어찌 알았으리

수천의 옷깃의 인연 지어

여기 지아비와 지어미로 나란히 누워

서로의 반쪽이 되었나

간 쓸개도 버리고

지글지글 구워지는 당신과 한 생이여.

 

함께 한 방향 바라보기

더러 숨겨둔 가시지느러미 있어

찔리기도 하겠지만

내상(內傷)은 그리 깊지 않으리라

너와 나 속을 비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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