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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뭐라도 썼다 / 황인숙

에세이향기 2023. 12. 29. 02:55

시 뭐라도 썼다 / 황인숙


잠 깨려고 커피를 마신 적 있나?
있다
있긴 있다만
대개는 잠을 깨려고 마시기보다
깨어 있어서 마셨다.
라고 나는 썼다
커피는 썻다
인생이 쓰고 즘생도 쓰고
뭐든지 쓴 밤
쓰지 않은 건 잠뿐
트리플 샷을 마셔도
쏟아지는 잠
그래, 커피는
마시는 것보다 쏟는 게
더 잠을 께게 한다지
뭐라도 써야 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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