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상어이야기 /박청자 상어를 두고 '시카고의 갱'이라 한다. 검은 등과 흰 뱃살, 날카로운 이빨과 지느러미. 세련된 몸매로 거친 파도를 가르며 내 세상인양 종횡무진 유영하는 모습은 가히 바다의 갱이라 불릴 만하다. '영천 장 돔배기'라는 상어를 처음 본 것은 시집을 와서다. 시댁의 곳간에는 시래기 등 말린 채소들을 걸어두는 바람벽이 있었다. 돔배기는 새끼줄에 꿰인 채 그 곳 한 편에 매달려 있었다. 독 간으로 딱딱해 진 베개뭉치 같은 것을 본 순간, 맛보다는 생선의 외양이 더 궁금했다. 살덩어리일 뿐, 머리도 꼬리도 뼈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푸줏간 주인이 쇠고기를 빗 듯 저며 와 쌀뜨물에 담근다. 그리곤 밥이 뜸들 때 함께 넣어 찐다. 지금도 생각하지만 어르신의 밥반찬으로 그만한 것이 또 있을까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