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신지/이복희 출근길에 비교적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가는 방향의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이다. 낯은 익지만 인사를 나누지는 못한다. 서양 사람들처럼 누구를 만나던 “하이!” 하고 지나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에게는 그런 정서가 없다. 오히려 서로 눈을 안 맞추려고 애써 외면한다. 시선이 마주치면 “안녕 하세요” 정도의 인사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낯익은 사람들인데도 그렇다. 초등학생인 우제를 알게 된 것도 출근길에서였다. 우연한 기회에 말을 건넸다. 키가 작아 저학년인 줄 알았는데 5학년이라며 부끄러워하던 녀석을 아침마다 만난다. 저쪽에서 오다가 나를 발견하면 녀석은 잠시 머뭇거리는 것 같다. 내 눈길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어지간히 가까워지면 나는 그 애에게 눈높이를 맞추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