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황후 / 조후미내 이름은 조후미다. 황후 후(后)에 아름다울 미(美)를 쓴다.처음 만난 사람과 통성명을 나눌 경우, 내 이름을 듣고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둘 중 하나다. 참 특이한 이름이네요이거나, 늘 끝에만 계시나 봐요인데 그럴 때마다 한자로 풀어 설명하기도 뭐하고 해서 그냥 실없이 웃고 만다.뒤 후後, 꼬리 미尾 ― 사람들은 대부분 ‘후미’라는 어휘에서 뒤쪽의 끝을 연상하거나, ‘물가나 산길 따위가 휘어서 굽어진 곳’을 유추해 내는 모양이다. 이렇듯 한글로 읽히는 후미라는 이름은 만년 꼬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어둡고 습한 이미지가 강하다.내 이름은 조모께서 해남 대흥사 주지스님을 찾아가서 지어오셨다. 첫 손녀를 얻은 기쁨이 그리도 크셨던지, 진도에서 해남까지 교통편도 어려운 길을 굽이굽이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