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엽 송 신 달 자 (1943∼) 가지 끝에 서서 떨어졌지만 저것들은 나무의 내장들이다 어머니의 손끝을 거쳐 어머니의 가슴을 훑어 간 딸들의 저 인생 좀 봐 어머니가 푹푹 끓이던 속 터진 내장들이다 -『동아일보/나민애의 詩가 깃든 삶』2023.11.25. - 수능 시험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우리 애 재수한다’고 말하는 친구를 만났다. 말투는 담담했지만 표정은 피곤해 보였다. 그녀의 남은 힘은 그녀의 몫이 아니다. 그건 모두 ‘우리 애’에게 가 있을 것이다. 왜 모르겠는가. 아이도 힘들겠지만 엄마는 아이의 짐을 대신 들어주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 부모는 참 이상한 존재다. 하루 종일 내 생각만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하루 종일 자식 생각은 할 수 있다. 내 목구멍으로는 아무거나 넘겨도 상관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