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대첩 / 이현영 이월이 다가올 즈음 냉이 생각이 자꾸 났다. 한적한 들판에서 냉이를 실컷 캐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일었다. 어디에나 있는 듯해도 막상 찾으려면 좀처럼 안 보이는 게 쑥이나 냉이 같은 푸성귀다. 도시 외곽에 사는 지인에게 냉이가 올라오냐고 물었더니 반응이 시큰둥했다. 농사짓는 이웃 쪽 상황도 비슷했다. 냉이 캐기는 꽃대가 올라오면 끝난다. 몇 해 전, 모처럼 찾아간 들판은 절반 넘게 냉이꽃으로 바뀐 터라 재미를 못 보고 돌아왔었다. 이월로 접어든 첫 휴일 오후, 남편은 연일 냉이 타령인 아내 입을 막으려는 속셈인지 냉이를 캐러 가자고 먼저 말을 붙였다. 집에 있으니 갑갑한 마음에 바람 쐬러 가자는 말이겠지 싶어 따라나섰다. 그러면서 칼이며 큰 봉지까지 챙겨 든 마음은 뭘까.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