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향기

문향이 넘나드는 선방입니다

2024/06/05 2

서경과 서정의 심장을 녹이는 연륜의 시

서경과 서정의 심장을 녹이는 연륜의 시   김정순 시집 『불면은 적막보다 깊다』(작가마을) 배재경(시인)  김정순 시인이 오랜 침묵을 깨고 두 번 째 시집을 펴냈다. 1990년 《시와비평》으로 등단한 뒤 이제 두 번째 시집이라니, 30여년에 가까운 시력임을 감안해본다면 이는 분명 과작임에 틀림없다. 아니면 발표 시들을 무결점의 작품들로 채우려는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의 작품들이 과작에 비하여 정체되거나 침체된 작품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통 지나친 과작의 경우 자기세계를 확보하지 못해 시력에 비하여 2%가 부족한듯한 느낌이 짙다. 그러나 김정순의 시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점이다. 이는 발표는 더디지만 시 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이번 시집 『불면은 적막보..

평론 2024.06.05

골목과 노을과 곡선과 구석의 시인

골목과 노을과 곡선과 구석의 시인- 권상진 시집 『노을 쪽에서 온 사람』- 김대호 시집 『실천이란 무엇입니까』  장인수(시인)    권상진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노을 쪽에서 온 사람』은 골목을 노래하고, 노을을 노래하고, 별을 노래한다. 권상진 시인은 골목의 시인이며, 노을의 시인이며, 별의 시인이다. 반면 김대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실천이란 무엇입니까』는 곡선을 노래하고, 자연산 밥 냄새를 그리워하고, 구석을 노래하고, 추풍령 근처 신암을 노래한다. 김대호 시인은 곡선의 시인이며, 구석의 시인이다. 두 시집은 공통점보다는 개별적인 개성이 더 강해서 따로 감상을 해 보도록 한다. 둘 다 두 번째 시집이다. ▪골목을 노래하는 골목의 시인 향이 심심해 장미 몇 송이 심었습니다소고기나 한 근 끊는다는 것..

평론 202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