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오는 사람 이잠오 촉짜리 전구 같은 사람을 만나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사랑을 하고 싶다말없이 마주 앉아 쪽파를 다듬다 허리 펴고 일어나절여 놓은 배추 뒤집으러 갔다 오는 사랑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순한 사람을 만나모양도 뿌리도 없이 물드는 사랑을 하고 싶다어디 있다 이제 왔냐고 손목 잡아끌어부평초 흐르는 몸 주저앉히는 이별 없는 사랑어리숙한 사람끼리 어깨 기대어 졸다 깨다가물가물 밤새 켜도 닳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다내가 누군지도 까먹고 삶과 죽음도 잊고처음도 끝도 없어 더는 부족함이 없는 사랑오 촉짜리 전구 같은 사람을 만나뜨거워서 데일 일 없는 사랑을 하고 싶다살아온 날들 하도 추워서 눈물로 쏟으려 할 때더듬더듬 온기로 뎁혀 주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