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딜리아니, 파란옷의 소녀 /김채영 파란색은 피안 (彼岸)의 저쪽에서 온다는 장콕도의 시 '파란색의 비밀'처럼 신비의 베일에 감춰진 빛깔이다. 일상의 구도 속에 적절하게 조화로우면서 파란색은 어딘지 모르게 비밀스럽다. 파란색은 마치 유리창 밖의 풍경처럼, 혹은 양초를 입힌 종이처럼 실체는 눈에 보여도 본질은 손에 묻어나거나 결코 순화 될 수 없는 아릿한 그리움 같은 것이다, 어둠이 밀려오는 저녁 아스라한 둔덕이나 벌판 위에 파랗게 내려앉은 이내는 애수를 동반하고 가슴에 젖어온다. 초저녁의 하늘은 파란색으로 깊어지다가 검푸르다가 종내는 까만 어둠 속에 함몰되어 버린다. 여명직전의 하늘도 강물처럼 파랗게 물들어 온다. 검푸른 물이 조금씩 바래면서 푸르다가 파란색으로 서서히 밝아 아침 하늘의 지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