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의 변명 / 남태희 내질러지지 않는 소리를 삼킨다. 너무 아프면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저 주저앉아 부딪힌 이마를 문지르며 오금을 옴찔옴찔 비틀어 본다. “어우야!” 한참이 지난 뒤에야 소리가 터져 나온다. 거울을 보니 책상 모서리에 찍힌 이마에 벌겋다 못해 검푸른 자국이 선명하게 올라왔다. 푸른 멍이 일주일은 족히 갈 것 같다. 다시 신음이 나온다. 사무실 책상과 책상 사이에 떨어진 볼펜 한 자루를 줍다가 모서리에 이마를 옹골차게 부딪쳤다. 여덟 평이나 될까 한 사무실에 싱크대며 냉장고, 책꽂이에 책상 두 개, 둥근 테이블까지 들어차 있어 조금만 몸을 과하게 움직이면 뭔가 떨어뜨리거나 어딘가에 부딪힌다. 조심성을 잃는 순간 사고가 터지는 법이다. 물건에게나 사람에게나 그 이치는 별반 다르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