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서점 / 김인선 늙으면 햇살 잘 드는 공터에 집 한 채 지어놓고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로 서점이나 하며 살고 싶다. 판매를 하진 않을 테니 정식 서점은 아니겠고, 굳이 용도를 말하라면 책 읽는 어른들의 문화공간이라 할까. 다 늙어서 웬 책이냐고 물어오면, 세상 이야기 두루두루 나누면 그게 다 책 얘기지, 라고 말할까 한다. 일생이 소박했으니 집이 클 필요는 없겠고, 꽃들과 다감했으니 유일한 사치는 그런 것에나 부릴까 한다. 이왕이면 오솔길을 내어 책을 읽으러 오는 길이 산책길이면 좋겠고, 노란 물감으로 멋을 부린 집 주위로는 키 낮은 해바라기를 심어 아예 ‘노란 집'이라 불리면 더욱 좋겠다. 고흐가 사랑했던 아를도 이만큼 노랬을까 생각하면서 먼 나라 화가 흉내로 짜릿한 기쁨도 맛보겠지. 이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