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과 거짓말, 그리고 새벽 4시 / 노경실 남동생 부부와 사는 엄마와 나누는 아침 통화.. 나는 문안인사 뒤, 늘 같은 질문을 한다. "오늘은 어땠어요" "오늘도 울고 갔지." "오늘은 왜요?" 그때마다 엄마의 답은 다양하다. '머리 모양 마음에 안 든다고', '반지 끼고 간다고', '비 오는데 구두 신고 간다고', '체육복 입고 오라는데 원피스 입고 간다고', '팔찌를 두 개나 차고 간다고', '밥 먹기 싫다고', '졸리다고', '괜히 짜증을 내고.' 6살이 된 조카, 채원이는 날마다 날마다… 어린이집 버스를 타기 전까지 할머니와 제 부모를 뒤흔들어놓는다고 한다. 공주 되는 게 꿈이라는 어린아이 앞에서 팔십 인생을 살고 있는 백발과 청청한 마흔 초반의 두 사람이 절절매는 것이다. 단지 그 아이가 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