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밥 조경숙 연잎밥을 지었다. 큰 솥뚜껑을 열자 향을 껴안은 주먹만 한 연밥이 소복하게 담겨있다. 오뉴월 땡볕에 싸움질을 하던 아이들이 마치 한 이불 속에 서로의 몸을 포갠 채 잠자는 모습 같다. 하나 둘 조심스레 펼치니 이리저리 곡선을 그리는 김이 오른다. 평소 '옴마밥'이라며 찬 없이도 밥그릇을 단숨에 비워내던 열 명이나 되는 식솔들은 연밥을 싸는 동안 신기한 듯 하나둘 얼굴을 들이밀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다. 굳이 이런 풀이파리에 밥을 싸는 이유가 뭐냐며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내 주위를 빙빙 돌기만 했다. 한 주걱씩 푼 밥을 연잎에 올리고 고명으로 대추 은행 잣을 올려 마음을 포개듯 돌려가며 동여맸다. 밥은 하루를 잇는 징검다리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사 일상의 소박한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