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칸의 시간 / 최민자 -저쪽 끝이 314호실이에요. 안내인이 복도 끝 방을 가리켰다. 처음 와보는 요양병원, 가슴이 우당탕, 방망이질했다. 고관절이 무너져 앉지도 서지도 못하게 된 노모가 이곳으로 옮겨온 게 일주일 남짓, 좁고 지저분한 복개천을 돌아 멀뚱하게 서있는 병원건물에 들어설 때부터 마음 귀퉁이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막혀있던 가족 면회가 때맞추어 풀린 것은 기적 같은 일이지만 시난고난 살아낸 한 생의 끄트머리를 이렇듯 심란한 종착지에서 지어야 하는 인생이라니. 복도 양쪽, 병실마다에 머리 허연 노인들이 폐기물처럼 내박쳐 있었다. 침대에 웅크려 돌아누운 사람,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쭈그려있는 사람, 반쯤 넋이 나간 퀭한 눈으로 멍하니 허공이나 주시하는 사람〮…. 대낮이었음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