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분이들을 위한 헌사 / 허창옥 꽃샘바람이다. 바람 속에서 신천의 수양버들은 연둣빛의 길고 풍성한 가지들을 멋들어지게 흔들고 있다. 늘어선 버드나무들의 배경에 이제 곧 개나리가 만개하겠다. 바람은 꽃을 샘내지만 꽃은, 여린 꽃들은, 세상의 모든 꽃들은, 바람을 이겨내고 아름다이 피어서 열매를 맺고 씨앗을 퍼뜨린다. 그리하여 제가 귀한 꽃임을, 세상을 세상이게 하는 환한 꽃임을 그 한살이로 보여준다.분출이란 여인이 있다. 일흔한 살이다. 위로 언니가 여섯이나 있었단다. 칠공주의 막내다. 그 여인이 이름의 내력을 얘기했을 때 정말이지 아연했다. 나는 요즘의 젊은이도 아니고 그런 이름이 생긴 시대적 또는 심리적 배경을 알고도 남을 만큼 나이를 먹었다.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부터 딸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