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화 (風化) / 박종희 오래된 사찰이 안겨주는 편안함과 축적된 시간이 느껴지는 단청의 멋스러움에 끌려 절을 찾는다. 고찰(古刹)의 역사만큼이나 마음이 깊어지는 곳. 하얀 눈이 소복하게 내린 날, 마곡사에 발길이 닿았다. 눈 위에 먼저 길을 내준 사람들의 발자국을 밟으며 들어서는데 속세를 벗어나 법계로 들어선다는 해탈문이 반긴다. 사찰의 정문 역할을 하는 해탈문과 천왕문을 통과해 경내에 들어섰다. 고작해야 30여 분 거리에 있는 마곡사를 얼마 만에 왔는지. 코로나가 발생하기 훨씬 전에 다녀갔으니 족히 5,6년은 지난 것 같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비스듬한 듯 불안해 보이던 5층 석탑도 그대로다. 연말이라 그런지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며 탑돌이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들을 뒤로하고 대광보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