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고/윤기정 ‘클라고’는 ‘크려고’의 외할머니 식 발음이다. ‘클라고 그런다’는 말은 아플 때나 어머니에게 꾸중 들을 때면 어김없이 듣던 말이다. 나나 동생들이 아플 때면 이마를 짚고 하던 말씀인데 이상하게 힘이 되었다. ‘큰다’는 말이 까닭 없이 좋았다. 잘게 찢은 장조림 고기를 쌀죽에 얹어주는 호강을 누릴 때면 자꾸 크고 싶었다. ‘클라고’는 꾸중을 들을 때면 어김없이 등장했다. “어머니는 가만 좀 계셔요. 애들 버릇 나빠져요.” 할 때쯤이면 무릎을 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았다. 한번은 동생 하나가 까치발로 베개를 딛고 서서 아버지 양복 웃옷에서 동전 한 닢을 꺼내다 들켰다. 어머니에게 혼나고 있을 때 할머니의 ’클라고‘가 들렸다. 잠시 후 어머니의 웃음보가 터졌다. 나도 키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