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약破約/김용삼 터미널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 떠나거나 돌아오거나, 사람들은 막 건져 올린 생선처럼 펄떡대는 싱싱함으로 하루를 연다. 삼투압을 하듯, 나는 그들이 선사하는 활기를 연신 안으로 들이며 하루를 시작한다. 2층의 푸드 코트, 이곳이 나의 일터다. 주방 직원이 출근하기 전에 내 몫을 끝내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다. 쌀을 안치고, 소스를 끓이고, 반찬을 담고, 단손에 여러 일을 해치우려면 눈코 뜰 사이가 없다. 매일 같은 일도 처음처럼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것이 음식장사라, 그때도 여느 때처럼 분주했을 게다. “식사 되나요?” 화들짝 돌아보니 커다란 캐리어를 잡은 스물 남짓의 청년이었다. 시간이 일러 식사는 곤란하다는 말에 청년의 얼굴엔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 시간에는 터미널 어디에도 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