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을 구으며 전영관(1950~2016) 중간불로 뒤집고 약한 불로 다시 뒤집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일상의 알몸을 통째로 굽는다. 노릇노릇 구워져 하루의 밥상에 오를 때까지 타오르는 열기 속에서 뒤집히고 또 뒤집힌다. 탁탁 소리 내며 반항하고 싶은 젊은 날도 있었지. 큰 불만 고집하다가 상처까지도 모두 태운 때도 있었지. 비린내가 풍긴다. 비린내가 묻는다. 한 끼의 맛있는 밥상을 위해 인내를 해야 하는 많은 시간들이 훨훨 날지 못하는 시든 지느러미 날개가 되어 불꽃 속으로 사라진다. 내가 피웠을 냄새와 연기 지금쯤 어느 자리에 엉겨 붙어 부끄러운 모습으로 녹슬어 가고 있는지. 어느 가슴에 남아 아프게 하고 있는지. . 시인은 생선을 구우며 시 한편도 같이 구웠으니 그는 다만 아침상을 차린 것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