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령 / 윤남석 【듬성듬성 돋은】 그령을 두 손으로 힘껏 잡아당긴다. 잔디 마당에 바소 모양 잎사귀가 어지간히 거슬리게 한다. 몇 번이고 뽑고 호미로 뿌리까지 캐냈지만, 잠자리 눈곱만 실뿌리라도 남아있으면 어김없이 살아나 성가시게 한다. 마당에는 그령뿐 아니라 질경이, 토끼풀, 새포아풀, 피막이풀, 바랭이 등이 여간 자드락거리는 게 아니다. 정말 잡초와의 긴 싸움에서 치러야만 잔디밭을 지켜낼 수 있다. 잡풀의 질긴 근성은 마치 불겅거리는 쇠심떠깨(힘줄이 섞여 있어 질긴 쇠고기) 같다. 화사하거나 우아하지도 못해 눈 밖에 난 찬밥 신세지만, 은근히 시선 잡아끌려고 갖은 수를 쓰는 것처럼 보인다. 이음달아 줄기를 키워내는 왕성함에 눈길이 온통 잡풀로 쏠리니 그럴 만도 하다, 싶다. 그중에서도 질경이와..